사고 싶어지는 것들의 비밀
사고 싶어지는 것들의 비밀
책 정보
- 저자 : 애런 아후비아 (Aaron Ahuvia)
- 역자 : 박슬라
- 출간일 : 2024-02-19
- 출판사 : RHK
- 출판사 링크 : https://ebook.rhk.co.kr/front/book/bookView.do?contId=PB2402000006
- 책소개 : "왜 그것에 돈을 바치는가?"
홀린 듯 지갑이 열리는 '관계 난로'의 과학
★〈포브스〉ㆍ아마존 추천 도서★
★필립 코틀러, 조나 버거, 니르 이얄 추천 전 세계 마케터 필독서★
★책발전소 김소영 대표 강력 추천★불황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려는 업계의 고민이 깊어가는 가운데, 고가품 소비는 여전하다는 유통 전문 매체의 보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전년 대비 높아진 백화점 VIP 기준, 아이폰 예약 구매 행렬, 한정판 운동화 구매 열풍 등 이러한 현상만 봐도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돈과 시간을 바치며까지 사고 싶은 것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30여 년간 소비자심리학을 연구해 온 애런 아후비아 박사는 소비자들의 양상에서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인 '사랑'과의 연관성을 발견하였다. 즉 소비자가 사물을 사랑하게 되는 감정적 애착 형성 과정에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리가 있을 거라 판단해 신경과학, 심리학, 마케팅 연구를 융합한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한다.
서문
마케팅계의 전설인 필립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은 단순히 비즈니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케팅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 비영리단체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정치가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심지어 연애 상대를 찾는 솔로들도 실질적으로 자신을 마케팅하는 셈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제목이 '사고 싶은 것들의 비밀'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건 사물이 아니라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사물에 대한 사랑이야 말로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우리를 소중한 사람들과 연결해준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해답을 제시한다.
- 사물에 대한 사랑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어떻게 다른가?
- 우리는 왜 어떤 것은 사랑하고 어떤 것은 사랑하지 않는가?
- 왜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다른 모두가 똑같이 사랑하지는 않는걸까?
- 사물은 왜 우리 삶에서 그토록 큰 역할을 차지하는가?
- 어떤 것을 깊이 사랑하는 것과 단순히 그것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느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사물을 사랑하게 되면 사람을 사랑하지 않게 될까?
이 책의 '것' 또는 '사물' 이라는 단어는 사람이 아닌 모든 것을 지칭하는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된다. 휴대전화에 대한 사랑에는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동물을 가리킬 수도 있다.
1장. 수많은 찬란한 것들
"많은 것을 사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안에는 진정한 힘이 담겨 있고 많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많은 일을 하고,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사랑으로 한 일은 다 잘 되기 마련이다." - 빈센트 반 고흐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 퀴즈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미시간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 마케팅학 교수인 라지브 바트라, 릭 바고치와 저자인 에런 아후비아가 수년에 걸쳐 함께 공들여 개발한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 퀴즈'에 답해보길 권한다.
먼저 사랑하는 대상이나 활동을 선택한다. 사람만 아니면 뭐든 좋다. 그런 다음 아래 열세 개의 문장을 읽고 해당 진술에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마지막으로 점수를 합산한다.
- 1점은 '매우 동의하지 않음'을 의미
- 5점은 '매우 동의'를 의미
| 질문 | 점수 |
|---|---|
| 1. 이것에 대한 내 감정과 평가는 지극히 긍정적이다. | 1 2 3 4 5 |
| 2. 나는 이것을 원한다고 느낀다. | 1 2 3 4 5 |
| 3. 여기에 아주 많은 시간과 에너지, 또는 돈을 투자할 용의가 있다. | 1 2 3 4 5 |
| 4. 과거에 함께한 역사가 있다. | 1 2 3 4 5 |
| 5. 나와 아주 잘 맞는다는 직감이 든다. | 1 2 3 4 5 |
| 6. 큰 즐거움을 준다. | 1 2 3 4 5 |
| 7.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 1 2 3 4 5 |
| 8. 내가 어떤 사람인지 심오한 진실을 말해준다. | 1 2 3 4 5 |
| 9. 내가 추구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준다. | 1 2 3 4 5 |
| 10. 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 1 2 3 4 5 |
| 11. 이것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 1 2 3 4 5 |
| 12. 앞으로 오랫동안 내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 1 2 3 4 5 |
| 13. 만약에 없어진다면 심한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 | 1 2 3 4 5 |
| 합 계 |
합계에 따른 의미는 다음과 같다.
- 35 ~ 50 : 사랑이 아님
- 50 ~ 60 : 일종의 사랑
- 60 ~ 65 : 진정한 사랑
사랑의 형태를 인지하라
대다수 사람이 아닌 것도 사랑할 수 있음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어떤 이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1988년 이 주제의 선구자인 테런스 심프와 토머스 매든은 사람이 어떤것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은유적인 표현일 뿐 진정한 사랑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사람 외에 다른 것에 대한 사랑 역시 진정한 사랑이라는 수많은 증거를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물에 대한 사랑이 사람에 대한 사랑과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런 차이를 논하기 위해 책에서는 사물에 대한 사랑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대조하는 비교접근법을 자주 사용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물에 대한 사랑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것이나, 나아가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사랑의 조건을 파악하라
사람이 아닌 사물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듯 때로는 대단히 훌륭하거나 좋은 것을 향해서도 사랑을 표현하다. 일종의 제유법인데, 사물의 일부분이나 특징을 들어 전체를 의미하는 기법을 말한다.
- '밥 맛있네(부분)'는 '음식이 맛있다(전체)'는 뜻
- '엉덩이 움직여(부분)'는 '이리로 와(전체)'라는 의미
'머리 참 예쁘게 잘랐네'를 '나 네 머리스타일 사랑해'라고 표현하는 경우 '사랑(전체)'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탁월함(사랑의 특성의 일부)을 표현하는 역제유법이다.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가 탁월함이 사랑의 매우 중요한 특성이라는 증거다. 그렇기에 사랑의 신비가 어쨌든 간에 사랑하는 대상에 관해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 늘 뻔한 일이 일어난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장점과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줄줄이 늘어놓는다.
사람은 어떤 것과 사랑에 빠지만 마치 부모가 자식의 재능을 과장하듯 장점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사물에 대한 사랑은 우리가 낭만적 관계에 접근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1988년 데이트 행동에 관련한 어떤 연구(A Taxonomy of Love)에서는 새로운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질 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단일 요소는 바로 상대방이 멋지고 근사하다는 믿음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완벽하고 근사한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에 빠진 열렬한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희미해지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파트너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장점을 과장하여 사랑을 유지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장점을 과장하는 데에는 큰 이점이 있다. 부부의 경우 서로를 잘 아는 것보다 서로에 대해 긍정적인 환상을 유지하는 것이 긍정에 영향이 크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 존재하는 것들의 장점을 과장하면 그것에 대해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더 놀라운 점은 긍정적 환상이 대상을 더 탁월하게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즐거움마저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싼 와인을 맛있다고 칭찬하는 경우가 그렇다.
탁월하다고 여기는 것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문제를 초래한다. 어떤 특성을 탁월하다고 여김과 동시에(그는 애정이 많아) 무조건적 사랑이라는 요소가 존재하면, 이것을 사랑 연구가인 로버트 스턴버그는 '결심(decision)'이라고 부른다. 결점을 비롯한 모든것을 사랑하기로 하는 선택적 의지를 뜻한다. 이것은 종교의 은총 개념과도 연관성이 있다. 신이 우리의 모든 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커다란 결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기존과 같은 강도로 계속 사랑하는 경우가 드물다. 우리가 완벽한 것만을 사랑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보다 사람을 대할 때에 비해 결점에 덜 관대하다는 의미다. 다만 한 가지 예외처럼 보이는 상황이 있는데,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것에 결점이 있더라고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면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아이의 그림을 훌륭하게 여기는 상황) 그러나 사물에 대한 '이러한' 사랑도 탁월함을 따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돈을 주고 구매한 물건에 결함이 있으면 참을성 수준이 낮아진다. 예를 들면 기존 제품을 사랑하더라도 더 개선된 신제품이 나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애정이 감소한다. 이것이 사람이 가장 비싼 최고급 제품만을 사랑한다는 의미일까? 사람들은 제품을 잘 샀다고 여기면 몇 가지 결점이 있어도 기꺼이 감수한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해도 사랑받기 위해서는 보통은 좋은 품질이 필수적이다. 흥미롭게도 사랑하는 명품에 대한 인터뷰에서 응답자들이 제기한 유일한 불만은 너무 비싸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그 브랜드가 워낙 훌륭하기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 바로 뒤따랐다. 심지어 가격이 비싸다는 불평마저 반쯤은 자랑이었다. 그런 엄청난 돈을 주고도 살 정도로 멋진 제품이라는 사실을 은근슬쩍 뽐내는 것이다.
사물에 대한 사랑은 '반드시 있어야 할'보다는 '있으면 좋은'에 가깝다. 이는 인류가 진화해 온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의 삶에서 사물이 그리 큰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소비자가 사랑하는 제품에 거의 완벽을 요구한다는 점은 기업들도 주목하는 사실이다. 무언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대개 그것이 얼마나 탁월한지 알아차리는 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어떤 것이 훌륭하다고는 생각하나 개인적 교감을 느끼지 못하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다시 말해 무언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 때 사랑이 시작될 수는 있으나 그게 사랑의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물에 대한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단순히 실용적인 유용성을 넘어 우리에게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깊고 심오한 경험을 하게 하라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사랑에 비해 다소 약하다는 뜻일까? 연인관계에 있는 파트너를 친구들보다 약간 더 좋아할 뿐이지만 친구들보다는 훨씬 더 많이 사랑한다. 그러니 논리적으로 사랑은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의 더 강력한 버전일 수가 없다.
사람들이 사랑의 대상에 대해 하는 말과 단순히 좋아하는 것에 대해 하는 말을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떠한 사물이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등 자신의 가장 깊은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면 사람은 그것을 사랑한다고 말할 확률이 약 4배 가량 높아진다.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사랑은 대단히 깊고 심오한 경험이라고 말할 것이다. 단순히 품질이 가장 좋은 연필 같은 건 이런 의미 깊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없다. 사랑은 그보다 훨씬 친밀하고 깊은 연결과 교감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가장 흔히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들을 떠올려 보면, 주로 삶의 의미나 목적을 부여하는 것들 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일상적인 물건에도 실용적 이점을 훨씬 뛰어넘는 깊은 의미를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부여할 수 있다.
소비자가 신성함을 느끼게 만들어라
"사랑의 가장 큰 선물은 그것이 닿는 모든 것을 신성하게 만드는 능력" - 바버라 드 앤젤리스
이런 경험은 자연이나 중세 성단 같은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고 웅장한 것이 영향을 준다.
새로운 종교의 비밀을 파헤치다
요즘 청년층은 점점 더 전통적인 종교와 멀어지고 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종교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음' 즉, '노네스(Nones)'이다. 이같은 추세는 30세 이하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노네스가 전부 무신론자는 아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영적이지만 종교를 믿지는 않는다"라고 대답했고, 68퍼센트는 여전히 "신을 믿는다"라고 대답했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에 영적인 부분이 존재함을 알고 있지만 모든 종교적 사랑이 뚜렿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는 우리 문화에서 꽤 주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람들의 브랜드 사랑에는 종교적 측면마저 포함되어 있다.
애플 애호가들 사이에느 종교의 특성과 유사한 사실들이 밝혀졌다. 유사 종교적인 신화적 신념 체계가 존재하는데, 빛의 세력(애플)이 어둠의 세력(당시에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과의 전투 같은 이야기이다. 이전에는 애플을 대기업 골리앗에 대항해 싸우는 반기업 브랜드이자 일종의 아웃사이더로 인식했다. 오늘날에는 애플의 긍정적 특성(푸질 및 창의성)과 부정적 특성(천박한 물질주의)을 모두 갖춘 구찌나 샤넬 같은 명품 브랜드로 간주한다.
브랜드 및 종교에 관한 연구에서 멋지고 유명한 브랜드가 어떤 이들의 삶에서 종교를 대신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는, 사람은 자기 정체성을 표현할 필요를 느끼며, 어떤 이들이 종교를 통해 이를 부분적으로 달성한다면 어떤 이들은 멋져 보이거나 이름 높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등 세속적 형태의 자기표현을 추구한다.
큰 그림을 그려라
사람들은 어떤 것을 사랑하는가?
- 탁월함 :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아주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설령 콩깍지 더라도, 탁월함은 사랑의 대상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만든다. 이런 평가를 심리학에서는 '인지(cognition)'라고 한다.
- 긍정적인 감정적 연결 :
- 직관적 끌림 :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 경험
- 긍정적 감정 : 좋아하는 브랜드를 보여줬을 때 눈이 커지는 현상 같은 현상
- 감정적 애착 : 스포츠 팀이 계속 지더라도 충성심을 유지하는 것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응원팀을 갈아타는 것은 마치 힘든 시기에 사랑하는 연인을 버리는 것처럼 비열하다고 생각
- 열정적 관여 :
- 열정적 욕구 : 사물을 사용하거나 활동에 참여
- 자발적인 자원 투자 : 관련 행위나 소유를 위해 시간과 돈을 기꺼이 투자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유지에 보통 3배이상의 비용을 들이고, 차와 관련된 물품을 차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
- 과거의 일부 : 과거에 함께한 역사가 있다면 사랑할 가능성이 큼
- 장기적 관계 :
- 자기통합 :
- 현재의 정체성 : 사랑의 대상을 나 자신의 일부로 삼음
- 추구하는 정체성 : 내가 되고 싶은 가치
- 삶의 의미 및 내적 보상
- 잦은 생각
- 상실하면 비참한 기분 : 사랑하는 것과의 관계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 기대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실 시 고통이 따름
모든 것은 관계 난로에 달려 있다
관계 난로
사물을 사랑한다는 개념은 이상한 행동일 수 있지만, 이해를 위해 '사회적 뇌 가설'을 예로 들 수 있다. 초기 인류는 가족이나 부족 내에서의 협력이 생존에 직결되기 때문에 우리의 뇌가 사물보다 사람에 더 관심을 갖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뇌는 자동으로 사람과 사물을 서로 다른 범주로 분류하고 종종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다. 사물은 차갑고 도구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는 반면, 사람은 따뜻하고 감정적으로, 때로는 사랑을 곁들여 생각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어떻게 사회적 뇌의 도전을 극복해 내는가? (관계 난로)
- 사물이 사람처럼 생기거나 말하거나 혹은 행동할 때 발생하는 '의인화'
- 저자가 '사람 연결기'라 부르는 것으로, 우리를 다른 사람과 연결해 주는 것
- 가족을 떠올리게하는 사진
-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선물
- '자기감 (sense of self)'으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고 통합하는데 사용되는 경우
뇌가 일반적으로 사람과 사물에 대해 각각 다르게 생각하는 방식을 저자는 '기본 사고 모드'라고 부른다. 사람은 사물의 거의 무시하며, 사람 또한 너무 많은 경우 그저 지나치는 '대상'으로 인식한다.
코로나19 당시, 바리스타가 카페의 유일한 손님에게 마스크를 써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손님은 "왜요? 여기 아무도 없잖아요."라고 대꾸했다. 손님은 의식적인 수준에서 바리스타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의식적인 차원에서는 사람이 아닌 그저 커피 기계로 인식하고 있었다.
대상화는 사랑의 반대말이다. 무언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대상화를 줄이고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사람을 대하듯 생각해야 한다.
- 어떤 고가구는 잔지 멋진 가구라고 했을 때 주인은 서운해 했다. 대대로 가보로 전해지는 그 물건은 주인에게 가구 이상의 의미가 있었고, 물건이라는 취급을 받자 마음이 상했다.
- 남자가 여자의 외몸만을 칭찬하면 여자의 기분이 상한다. 매력적이라는 사실이 기분나쁘기 보다는 남자가 여자를 자신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비인간화하고 대상화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에 대해 생각할 때는 일반적으로 사물로 인식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 된다.
- 사물을 사랑할 때 우리의 뇌는 그것을 적어도 부분적으로 인간처럼 취급한다.
- 고통을 경험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에서 이전의 연구에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면 고통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면, 라이만, 카스타뇨, 산드라 누네스는 사랑하는 브랜드에 대해 생각할 때도 비슷하게 고통이 경감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랑하는 브랜드를 사람으로 보게하면 고통 감소 효과가 증가하고, 반대로 사물로 여기면 감소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은 사물의 실용적으로 유용한 특성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진화적으로 최적화되려면 유용한 사물을 소중하게 여기되, 유용하지 않게 되는 즉시 관심을 거둬야 한다. 진화는 우리가 수많은 물건에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많은 자손을 낳고 스스로를 돌보는데 집중하기를 원한다.
2장. 그것을 명예 사람으로 만들어라 (사고 싶어지는 법칙 1)
의인화 사고란 우리의 뇌가 의식적으로 무언가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처럼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사람처럼 '위장'하고 있을 때 발생한다.
- 사물이 사람과 비슷한 외적 특성을 지니거나
- 사람과 비슷하게 말하거나
- 사람처럼 행동하거나
홍콩대학교의 사라 킴과 시카고대학교의 앤 L. 맥길은 슬롯머신 테스트를 했다. 하나의 슬롯머신은 조명을 얼굴모양으로, 당기는 팔을 더 길게 했고, 하나는 그렇지 않았다.
- 다른 사람을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척도에 따라 남을 잘 조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험 장비에, 다른 사람의 조종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반 장비를 선호했다.
- 이 실험은 인간의 뇌가 사람처럼 생긴 물체를 사람의 특성을 가진것으로 보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케팅 교수인 얀 란트베어와 동료들은 우리가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입 모양을 기반으로 친근함을 판단하는 반면, 얼마나 공격적인지 판단할 때는 입과 눈을 모두 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사람들은 자동차의 그릴(입)을 보고 자동차의 '친근한 성격'을 판단하고
- 그릴과 헤드라이트(눈)을 모두 보고 얼마나 '공격적인 성격'을 지녔는지 판단한다.
- 사람들이 웃음짓는 자동차가 아니라 화가나 있는 차를 사는 이유는, 집단 환경에서 불만, 분노, 적대감을 가장 많이 표출하는 이는 권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로 생각한다.
주의할 점은 의인화는 뇌가 사물을 사람과 유사하게 대하게 만들지만, 사람을 대할 때와 완전히 동일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의인화는 사랑을 만든다
뇌가 사람과 유사한 사물을 사람처럼 취급하는 방법은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유대감이 형성되면 뇌는 그것들을 단순히 실용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기능적 대상이 아닌 사회적 동료로 받아들이게 된다. '의인화'가 적용된 사물을 구매하는 결정은 실용적 이점보다도 제품의 '성격'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달려있다.
사물을 의인화하면 그것은 명예 사람이 된다. 일종의 승진을 하게 되는 셈이다. 사람에게 갖는 많은 긍정적 생각과 감정이 의인화된 사물에 옮겨 갈 수 있다.
- 자율주행 차량을 의도적으로 사람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 소비자는 사람처럼 생긴 자율주행 자동차가 더 '조심스럽다'고 생각하고 운전 솜씨도 더 나을 것이라 가정한다.
의인화를 마케팅에 적용할 때
주의사항
비즈니스 관점에서 제품의 의인화는 브랜드와 더욱 깊고 친밀한 관계에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할 것은, 의인화 될수록 가격이 상승했을 때 단순히 가격이 비싸진 게 아니라 '부당한 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더 크게 화를 낸다.
뇌는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인간이 집단적인 시기에 진화했을 것이라 예상하고, 그 결과 뇌의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데 특화된 도구로 진화했을 것이라 본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듯, 사람을 다루는 도구를 많이 갖추고 있는 뇌에서는 많은 것이 사람으로 보인다.
다음 두가지 상황에서 의인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외로운 사람일 수록 로봇을 더 좋아한다.)
- 사물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특히, 첫 시도가 실패했을 때, 우리는 말을 건다…왜!!!)
의인화 사고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낙관적 관점에 기반한다. 의인화 사고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했을 거라는 가정도 있다. 인간이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의인화 사고를 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은 곧 의인화 사고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이론은 인간의 뇌를 일등석과 이코노미석이 있는 비행기에 비유한다.
- 뇌는 사물을 이코노미석에서 처리한다. 적은 양의 정신 자원이 아주 넓게 분산된 공간이다.
- 한편 사람은 정신 자원이 훨씬 풍부한 일등석을 차지하게 된다. 사물을 의인화하면 그 대상은 일시적으로 일등석 업그레이드를 받게 되고, 따라서 뇌의 더 강력한 부위를 활용해 효과적인 해결책을 생각해 낼 수 있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모습으로 보는 소비자의 유형
반려동물은 사물이 아니지만 사람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정말 사랑한다.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상호작용하거나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스트레스 반응이 줄고 장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의인화 된 사물이 우리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듯이 동물을 의인화하면 한층 더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효과는 스포츠 팀의 동물 마스코트에 관한 연구에서 잘 드러난다. 팬들은 동물의 실제 모습에 충실한 마스코트보다 인간과 동물이 섞인 것처럼 보이는 의인화된 마스코트를 더 선호했다.
저장강박과 의인화의 상관관계
물건을 모으고 저장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과 일치하지는 않아도 공통점이 있다.
- 그것들이 언젠가는 매우 중요하고 쓸모있을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원래 사람들은 사랑하는 대상의 유용성과 중요성을 과장하여 믿는 경향이 있다. 저장강박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 자기감과 강력하게 통합되는 경우다. 그 대상을 없애면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 사랑과 저장강박이 종종 의인화를 수반한다. 물건에 대해 '내 물건은 생각이 깊고 연민이 강하다'와 같은 진술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로 입증된다. 사물에 의인화를 하면 도덕적 의무를 느끼게 된다.
'어떤 것을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의 뇌가 사랑과 유대감을 같은 인간에게만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물과 따뜻한 감정적 연결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의인화는 관계 난로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관계를 따뜻하게 만든다.
3장. 사물과 특별한 관계를 맺게 하라 (사고 싶어지는 법칙 2)
관계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지만 어떤 이들은 그 의미를 정의하기 어려워한다.
사랑을 분석하라
사랑이 감정이라는 주장에 아마 거의 모든 이들이 동의할 것이지만, 아닌경우라면 사랑을 연구하는 과학자일 수 있다. 사랑 연구가는 '사랑이란 특정한 감정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으로 이어지는 목표지향적 상태'라고 표현했다. 사랑이 감정이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는 두가지다.
- 사랑은 너무 오래 지속된다. 감정은 대체로 몇 분 또는 몇 시간 정도 유지되지만 사랑은 종종 몇 년 혹은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
- '하나'의 감정이라기엔 너무 복잡하다.
사랑은 매우 깊고 강한 애정의 한 형태로, 뇌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과 관련이 있다.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인 옥시토신은 성욕, 모유 수유, 신뢰, 공감, 개인적인 친밀한 관계와 연관되어 있어 '포옹 물질'이라고도 불린다.
사랑은 사물과의 관계에서는 매우 보기 드물다. 각별히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가슴 깊은 곳에서 사랑이 샘솟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사랑하는 사물에 대해 생각해보라. 자동차, 정원, 음악, 댄싱, 스포츠 등… 사랑하는 것을 떠올리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피어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할 때처럼 사랑의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 대상이 있다면 아마 귀여운 동물, 인형, 어떤 사람의 사진일 확률이 높다.
사랑이라는 관계와 사랑이라는 감정이 모두 사랑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은 둘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 사용하는 사랑이라는 단어는 감정보다는 관계를 가리키는 때가 많다.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것과 특별한 관계 유형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양방향 관계를 만들어라
객관적으로 볼 때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대개 양방향 관계인 반면 사물에 대한 사랑은 일방적인 관계다. (일반적으로) 하지만 인간과의 사랑도 항상 양방향인것은 아니다. 사람이 타인에 대해 애정을 느낄 때의 약 40퍼센트는 상호작용이 아니라 일방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보통 커플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관계가 존재하는 듯 서로에 대해 각각 다른 인식을 가진다. 또한 의인화 되지 않은 사물이라도 반응성과 정서적 위안을 제공하면 양방향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주관적 느낌을 초래할 수 있다.
반응성
반응성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쏟고 재빨리 반응하는 것을 가리킨다. 반응성은 부부 사이게 강한 유대감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며, 동물 연구를 통해 쥐들 사이에서 높이 평가받는 매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람들이 비영리단체를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사랑한 때, 반응성은 고객의 관심과 요구에 대해 조직이 얼마나 빠르고 민감하게 대응하는 가로 해석되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조직이나 단체를 사랑하는 이유는 조직이 그들에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즉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소비자와 소비자의 필요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물을 사랑한다는 것은 대부분 관심과 애정을 되돌려 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관계에서 반응성은 무엇을 의미할까?
감정적 위안
우리는 머리로는 사물이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때로는 사랑의 대상이 우리의 애정에 보답한다는 느낌을 받곤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동물 인형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기 때문에 애정을 되돌려받는다고 느끼고, 나이가 들면 곰 인형을 졸업한 후에도 음식, TV, 음악, 술, 책, 자연처럼 다양한 것에서 위안을 찾는다.
안정성을 느끼게 하라
사람은 때로 비판을 퍼부을 수 있지만 초콜릿칩 쿠키는 절대로 당신을 비난하거나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거부는 마케팅에서 브랜드와 제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때때로 '손에 넣기 힘들어' 보이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령 흔한 방법은 제품이 희귀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1인당 2개 한정' 같은 문구다. 골프장과 콘도는 가입 절차를 통해 구매자를 거른다. 대학은 나이트클럽과 흡사하다. 그들의 매력은 주로 문을 통과한 사람보다 거부당한 사람들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명품 매장의 직원이 무례한 태도로 응대하기도 한다. 브랜드가 매우 비싸고 '동경'의 대상일 때는 직원에게 냉랭한 대우를 받더라도 그 자체로도 브랜드가 평소 소비자의 수준을 능가한다는 의미이기에 더 간절히 원하게 된다는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브랜드나 직원이 우리를 거부하면 대상과의 관계가 더 이상 안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맛있지만 몸에는 안 좋은 정크푸드처럼 신체적으로 해로울 때도 그렇다.
늘 곁에 두는 것들의 비밀
사람들은 사용하는데 쓰는 시간과 사랑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때로 사랑이란 '우리 삶과 깊숙히 얽혀 있는 이들에게 느끼는 애정과 다정함'이라고 정의된다.
도덕적 의무?
사람들은 사랑하는 것에 대해 의무감을 느끼는데(대가 없는 행동)사물에 대한 사랑에도 해당할까?
이타주의와 투자를 구분하라
- 투자 : 나중에 더 많은 것을 얻기위해 지금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
- 이타주의 : 누군가를 돕기위해 지금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
투자와 이타주의는 다르다.
사람들은 그들이 사랑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한다. 사람을 사랑할 때 우리는 그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그 관계를 누림으로써 투자를 회수할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보상에 대한 뚜렷한 기대가 없을 때도 타인을 위해 이타적인 희생을 한다. 부모가 매일 같이 이타적인 마음으로 자녀들을 보살피지 않는다면 아이는 결코 어른이 될 수 없을테다. 이런 이타적 희생은 사물과의 관계에서는 매우 드물다. 사물에 대해서는 사람과 동등한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느끼지 않는것이 일반적이다.
충성 고객은 어떻게 생기는가
때로 소비자는 사랑하는 브랜드와의 관계가 일부일처제 같은 식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간혹 특정 브랜드를 배신한다는 표현을 쓰지만, 일반적으로 이것은 사람과 브랜드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있어서는 이상한 표현이다.
이월효과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인간이 다른 사람과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진화한 행동이 사물과의 관계에 적용되거나 혹은 그 반대인 경우, 저자는 이를 '이월효과'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낭만적 관계에 불안감을 느끼거나 감정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더 나은 연애 상대를 찾아 '쇼핑'을 하고 싶어 하며, 나아가 실제 쇼핑 시에도 더 아양한 제품을 고려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이월효과는 구매를 고려하는 제품의 범위뿐만 아니라 평소 매력적으로 느끼는 브랜드 유형에도 영향을 끼친다. 소비자는 브랜드마다 독특한 '성격'이 있다고 여긴다. 착실한 브랜드와 짜릿한 브랜드다.
- 착실한 브랜드 : 가족 중심적, 결혼식, 가족 모임, 결혼식, 국기, 우는 사람들, 향수, 귀여운 아이들, 강아지,
- 짜릿한 브랜드 : 빨느 속도, 팝스타, 헐벗은 차림의 모델,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사람
소비자는 짜릿한 브랜드와의 관계는 마치 연애처럼 빠르게 불이 붙었다 시드는 불장난 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고, 대조적으로 착실한 브랜드와의 관계는 장기 연애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좋지 않은 경험을 한 경우 착실한 브랜드와의 관계는 금이갈 수 있으나 짜릿한 브랜드와의 관계는 연인들의 다툼 처럼 도리어 다시 활기를 북돋을 수 있다. 착실한 배우자감 브랜드라면 애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비자의 믿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짜릿한 불장난 브랜드와의 관계에서는 무제가 있다는 게 별로 놀랍지 않고, 오히려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더 놀랄 일이다. 이 경우 문제가 발생하고 해결되었을 때 더 친근함을 느꼈다.
4장.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라 (사고 싶어지는 법칙 3)
"사람 - 사물 - 사람" 관계를 만드는 사슬 중간의 물체 또는 활동을 저자는 '사람 연결기' 라고 부른다.
'특별한 소유물'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는 주변에서 자신을 사회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지 않을까봐 우려할 때 불안감으로 인해 매력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브랜드를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가 있었다. 이 결과는 사람들이 대인관계에서 불안감을 느낄 때 매력적인 '사람-사물-사람' 관계를 통해 이를 보완하고자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브랜드의 성격은 사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보다 신발처럼 공개적으로 볼 수 있는 제품일 때에만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어떤 사물이 사람 연결기의 역할을 하면 그것에 대한 감정도 변한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준 물건에 대해서는 특별히 필요한 건 아니지만 호감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준 것은 싫어하게 된다.
3장에서 사람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배신하는 행위를 얼마나 나쁘게 여기는지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다른 사람과 얼마나 강력하게 연결되어있는지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물질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브랜드에 대해 바람을 피울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연구에서 밝혀졌다.
왜 사랑하는 많은 것들이 우리를 다른 사람과 연결해 주는가?
첫째, 사람 연결기는 관계 난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의인화가 관계를 따뜻하게 덥히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단순히 물건이 아닌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물건은 그것을 사람을 대하듯이 생각하게 된다.
두번째 이유는 사람 연결기가 되면 더욱 중요하고 의미있는 대상이 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깊은 의미로 다가오며 그 이유는 주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 때문이다.
사람 연결기의 세가지 유형
관계 표식
사람 연결기는 사람을 특정 개인과 연결할 수도 있고 더 큰 집단과 연결할 수도 있다. 이를 '관계 표식'이라 부른다. 흔한 예로 특정 사람과의 관계를 표시하는 사진이나 선물이 있다. 관계 표식의 잠재적 단점 중 하나는 이런 물건들이 쌓이면 집안이 지저분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집단 정체성 표식
정체성이라는 것이 전적으로 '나에 관한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정체성의 상당 부분은 집단과의 연결을 통해 형성된다. 이는 사람이 서로를 연결하고 구별하는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물적 지원
실질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음식이나 결혼식, TV 프로그램 등은 집단이 함께 향유하고 공감하게 한다.
5장. 내가 사랑하는 것이 곧 나
사랑은 두 존재가 하나인 동시에 둘이라는 역설을 성립시킨다. - 에리히 프롬
철학자들은 타인을 돕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는 복잡한 도덕 체계를 개발했지만,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한다고 설득하는데는 철학적 논증이 필요하지 않다.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지는 것에는 설명이 필요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허기져 할 때 먹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역시 자신의 일부라도 되는 양 당연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사물은 특별한 방식으로 우리 자신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물체나 활동은 왜 '저기 있는' 평범한 것에서 사랑하는 것으로 변모해 우리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걸까? 사랑의 대상이 우리의 일부가 되는 과정을 이해하면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우리가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의 일부가 되게 만들어라
자아란 의식, 즉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하고 의식적인 결정을 내리는 머릿속의 작은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의식 외에도 자기개념이라는 자신의 또 다른 부분이 있으며, 이를 흔히 정체성 또는 자아상이라고 부른다. 자기개념이란 내가 누구인가와 관련해 가지고 있는 모든 다양한 생각들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선척적으로 자신의 의식과 신체가 자기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믿는다. 그 외에 자기 개념에 속하는 다른 것은 전부 선택사항이며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자기 준거(self-referential)감정 테스트는 자기 개념에 어떤 것들이 통합되어 있는지 약간의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방법이다. 자존심, 불쾌감, 수치심, 죄책감 등은 자기 준거적 감정이다. 예를 들어, 자녀에 대해 담임 선생님이 칭찬을 한다면 자부심이 드는가? 그렇다면 자녀가 자기개념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정성들여 일을 마무리 했을 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고 칭찬해줄 때 같은 예가 더 있다. 또는 모욕을 느끼는 경우나 불쾌감도 그 대상이 자기개념에 깊이 통합된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우리가 깊이 사랑하는 모든 것은 결국 우리의 일부가 된다 - 헬렌 캘러
사람들이 그것을 사랑하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방식 중 스스로에게 '이것 없이 살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이 없어지면 그것이 더는 당신 정체성의 일부가 아니고, 따라서 이전의 당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다.
사람은 자신의 성공은 더 최근의 일로, 실패는 더 오래된 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낯선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그런 식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 성공과 실패는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와 똑같은 특이한 기억 편향이 발생한다.
정체성에 사물을 통합시키는 방법
자기개념에 사물을 통합하려면 뇌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1) 자주 생각하고 깊이 알기
사랑하는 대상에 약간 집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특히 새로 맺은 관계일 때에는 더욱 그렇다. 집착은 대상과 나의 정체성을 통합하는 기능적 역할을 한다. 사랑하는 것에 대한 강박적인 생각은 나 카테고리 내에서 대상의 위치를 강화하고 나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 준다.
연구에 따르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을 자주 생각하는 것은 사물에 대한 사랑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데이트하는 커플의 경우 파트너에 대한 사랑의 강도는 상대방의 외모나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지가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무언가에 대해 심도 있게 아는 것이 자기개념에 통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방법에 대한 효과는 냉랭하고 차가운 지식이 아니라 열정적이고 친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어떤 것을 열정적이고 친밀한 방식으로 깊이 알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단순히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소중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2) 인생 이야기 속에 함께하기
인생 이야기에 통합하는 사랑의 대상은 과거의 의미 있는 사물 뿐만 아니라 환상 속의 소유물 역시 미래의 성취를 위한 상상의 트로피 역할을 한다.
3) 물리적 접촉
유명인이 소유했던 물건은 그 유명인과 신체적 접촉이 많을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반대로 부정적인 유명인이나 악명 높은 빌런과의 신체적 접촉은 물건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버리고 싶게 만든다. 남성용 샴푸와 여성용 샴푸는 있는데 남성용 여성용 세탁세제는 왜 없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샴푸는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상품이어서 개인의 정체감과 밀접한 상징적 관계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엘라스틴?) 음식 또한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면 '채식주의자'가 되며 그것은 정체성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4) 통제
도구나 자동차, 악기, 스포츠 장비 같은 것들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면 이들도 우리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직관적인 통제력은 우리 몸에 대한 통제와도 유사하며, 이런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는 사물을 우리 몸의 연장선, 즉 우리 자신의 일부로 여기게 된다.
5) 창조와 투자
우리는 우리가 만든 것을 자신의 일부로 보는 경향이 있다. 자식이 그렇듯이 내가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시대로 물건을 조립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물건에 비합리적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사실이 연구에서 드러났다. 이 연구는 DIY 가구 소매업체의 이름을 따 여기에 '이케아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6) 당신을 바꾼다
우리가 바꾸고 변화시킨 사물은 자기개념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일부 연구가는 인간에게는 성장하고 발전하려는 타고난 욕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 이러한 개인적인 성장 욕구와 관련되어 있다고 믿는데,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나 자신의 일부로 통합하기 때문이다. 사물과 사랑에 빠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7) 구매와 소유
100여년 전, 최초의 현대 연구심리학자로 꼽히는 윌리엄 제임스는 뭔가를 소유하는 것과 그것을 정체성 일부로 여기는 것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나라고 부르는 것과 내것이라고 부르는 것 사이에 딱히 명확한 선을 긋기는 어렵다. 우리는 특정 소유물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느끼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느끼고 행동한다. - 윌리엄 제임스
또한 우리가 내 몸, 내 기억, 내 나라, 내 종교, 내가 좋아하는 밴드 등 정체성의 일부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소유물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사랑에도 '내 것이 되어 줄래?' 같은 표현이 많이 존재하는 것이다.
사물을 정체성에 통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소유다. 그러나 법적 소유도 중요한데, 이는 법적 소유가 일반적으로 심리적 소유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8) 경계를 허무는 경험
서로 모르던 사람이 갑자기 모험에 휘말려 결국 친구나 연인으로 발전하는 영화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경험을 공유하면 낯선 사람과도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서 아론과 일레인 아론은 이런 스트레스 가득한 모험을 '경계를 허무는 경험'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사건들은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 경계를 허물어 다른 사람이 자기개념 일부가 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물건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 격렬한 경험을 했을 때도 유사한 일이 발생한다.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이런 사랑의 대상에 대한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공포영화로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경험은 두려움이 수반되며, 사람 사이에 경험을 공유하여 관계가 발전할 수 도 있지만 사물도 해당된다. 공포영화를 보고나서 탄산수를 제공한 실험에서 일반적인 영화 보다 공포영화를 보고난 뒤 탄산수 브랜드에 대한 감정이 높은 애착 수준을 보여주는 연구가 있었다.
6장. 그것들 안에 있는 나
사랑은 다른 사람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인식하는 즐거움이다. - 알렉산더 스미스
네슬레가 1950년 미국내 인스턴스 커피 판매를 위해 블라인트 테스트를 했을 때, 다른 형편없는 커피에 비해 네스카페의 맛은 꽤 괜찮은 평을 받았다. 하지만 거부하는 사람들은 "인스턴트 커피는 맛이 없어서 안 먹어"라는 것이 철저히 이성적인 행동으로 여겨짐을 발견했다. 또한 인스턴트 커피 구매자가 게으르고, 낭비벽이 심하고, 체계적이지 못하고,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고 부정적인 인식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런 '정체성 문제'는 특정 유형의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우리가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랑하는지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알려준다.
사물과 낭만주의의 상관관계
우리의 삶에서 물건은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집은 소유물로 채워졌고 사람들의 삶에서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산업혁명은 단순히 소유물이 넘치는 것 이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부의 증가는 거대한 문화적 변화로 이어졌고 개인주의를 점진적으로 증가시켰다. 개인주의란 결국 내적 욕망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과 가족과 친구, 사회, 종교 또는 전통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사이에 선택해야 할 때 내적 욕망을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돈이 많을수록 타인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줄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내게 원하는 것을 무시하고 나만의 내적 욕망을 따르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되기 쉽다.
개인주의 초기에는 낭만주의라는 사회운동의 형태를 띠었다. 운동은 각자의 내면에 '진정한 자신'이 있고, 따라서 '우리 자신을 찾아야'하며, 부모와 공동체 또는 사회적 관습에 도전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면의 자기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800~1850) 낭만주의 시대 이전에는 사는 곳, 친구, 직업, 종교, 성별, 사랑하는 사람, 옷 입는 방식, 결혼 상대 등등 많은 것이 개인의 통제권 밖에 있었다. 낭만주의 운동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대한 철학을 발전시켰다. 낭만주의는 내면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물에 대한 낭만적 사랑은 그것이 자신의 내면을 반영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집단주의 문화에서 일반적으로 개인의 취향과 믿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족, 친구, 직장 등)에 의해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이 정의된다는 경우 '상호 의존적 자기 개념'이라 불리는 연구가 있다.
'요즘 애들'은 전통을 거부하고 원하는 대로 행동하며 살기를 원한다.
자기 프로젝트
내면의 자기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좋은 일이나, 내면의 자기에 따라 살 자유를 갖는다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에게 거대한 인생 프로젝트라는 무거운 짐을 지운다.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하는 것만 해도 어려운데 심지어 이마저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일 뿐이다. 그 다음에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내면의 자기를 실제 자신으로 만드는 것, 즉 자기 실현을 해야한다.
서구 문화가 점점 더 내면에 충실하도록 강조함에 따라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정체성 위기'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나를 발견하게 할 마법 나침반
5장에서는 우리가 무언가를 창조할 때 그 안에 자신을 쏟아 붓는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무언가를 시도하고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직관적 끌림과 첫눈에 반한다는 것
사람들은 종종 사랑하는 것과 관련해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직관적 끌림, 또는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쇼핑할 때도 이런 느낌을 받는다면, 그 때는 그 사물을 통해 나 자신의 일부가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내적 보상과 화학작용
정직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과 데이트를 해도 그다지 즐겁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이경우 '화학작용'이 없기 때문이다. 사물에게서도 이와 유사한 화학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화학작용은 심리학자들이 '내적 보상'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거나 어떠한 대상을 사용하거나 혹은 어떤 활동을 할 때 경험하는 좋은 감정을 가리킨다.
사물들은 대부분 외적 보상과 내적 보상을 함께 제공한다.
- 자동차 : 운전하는 것이 재밌고(내적 보상), 시간에 맞춰 출근할 수 있게 해준다(외적 보상)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사람들은 내적 보상에 대해서는 80퍼센트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는 반면 외적 보상에 대한 언급 시간은 10퍼센트 정도에 그쳤다. 외적 보상은 내적 보상을 대체할 수는 없으나 강화할 수는 있다.
내적 보상과 진정한 자신
'원자력 사랑': 둘 다 가질 수 있어
이 제목은 사물에 대한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한 현상의 비유다. 오늘날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고 또 결정해야 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두 가지 정체성이 있다고 가정(기계를 좋아하는, 인형도 좋아하는)에서 두 상충된 정체성을 모두 유지하되 갈등을 느끼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정체성이 충돌하지 않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나타내는 하나의 사랑의 대상을 찾을 수 있다면 어떨까? 저자는 이를 '원자력 사랑'이라고 부른다.
광고에 숨어 있는 정체성
우리는 제품에 대해 별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광고를 자주 본다. 가령 고급 향수의 경우 어떤 향이 나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아름다운 모델, 파리의 거리 같은 것들이다. 겉보기에는 광고가 이 제품을 사면 이런 모델처럼 될 수 있다고 속이는 것 같지만 어떤 디자이너는 광고(패션쇼)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물건'이 아니라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이야기한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저들은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야'라고 연관지어 생각하면 그 브랜드도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특히 고가 제품에서 이런 광고를 찾을수 있다. 더 저렴한 제품 이상의 무언가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이 사랑할만한 요소를 제공해야 한다.
7장. 즐거움과 몰입
취향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 라틴 속담
생애주기에 따른 취향의 변화
취향이 형성되고 평생에 걸쳐 변화하는 방식은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른다.
1) 유아기 및 아동기: 단순한 쾌락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것들을 즐기도록 설계되어있다. (달콤한 음식, 섹스, 숙면, 따뜻한 곳 등) 저자는 이를 '단순한 쾌락'이라고 부른며, 이것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다. 단순한 쾌락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 퀴즈'에서 '큰 즐거움을 준다'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러나 우리와 단순한 쾌락의 관계는 보통 두 가지 패턴 중 하나를 따른다.
- 첫 번째 패턴은 잠재적 사랑의 대상이 주는 단순한 쾌락은 좋아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심오한 진실을 말해 준다'나 '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와 같은 문항의 점수는 낮은 경우 즐거움을 느끼기는 해도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얄팍하거나 피상적이라고 여긴다.
- 두 번째 패턴은 단순한 쾌락을 주는 것이 곧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사랑의 대상은 '큰 즐거움을 준다'와 정체성에 관한 문항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다.
또 다른 단순한 쾌락은 목표를 달성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느끼는 기쁨이다. 좋아하는 영화, 음악, 취미, 스포츠 등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들은 대부분 개인과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먹던 음식이 가장 맛있는 경우이다. 어른이 되어 새로운 것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생애 초기의 경험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 어린 시절에 평생의 입맛이 결정되는 과정은 생애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예를 들어 산모가 먹는 음식은 모유의 맛에 영향을 미친다.
- 부모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을 아이도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듣기 때문이다.
2) 청소년기부터 성인 초기 : 새로운 취향 습득
10대가 되면 또래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고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줄기 시작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와중에 우리는 가족과 구분되는 나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시기에는 탐색 대부분이 또래 집단 내에서 이뤄진다. 새로운 것을 함께 발견하면 집단 내 결속과 유대감이 강화된다.
3) 중년 및 그 이후 : 타성에 젖은 자동 반응
10대에 시작되는 탐색 단계는 30~40대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중년에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은 급격히 둔화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계속 찾아다니면 삶이 조금 더 풍요롭고 흥미로워진다. 나아가 평생에 걸쳐 새로운 것을 배우면 알츠하이머나 친매에 걸릴 확률도 줄어든다. 하지만 중년 이후 새로운 취향을 익히려면 익숙함에 안주하려는 경향을 상쇄하기 우해 약간의 '수동 덮어쓰기'가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취향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하는 것은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일반적인 패턴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스타가 입는 옷은 처음에는 이상하고 흉하고 약간 민망할 수 있지만 여러 번 거듭해서 보다보면 마음에 들기 시작하고 사서 입을 수도 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마음이 바뀌어 그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게 되고 예전엔 어떤 생각으로 그 스타일을 좋아했는지 의아해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유행 주기(fashion cycle)'라고 한다. 유행 주기는 패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들면 유행하는 아이 이름도 있다.
유행 주기를 이해하려면 몰입과 반복 경험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재미, 몰입, 사랑을 활용하라
사물을 사랑하는 것은 매우 감정적인 경험이며, 이런 감정에는 강렬한 재미와 즐거운 활동에 대한 완전한 몰입이 수반된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 센트미하이는 절정 겸험(peak experience)를 '몰입 상태(flow)'라고 불었고, 그의 이론은 '몰입 이론'이라 불린다. 몰입 상태는 '절정 경험' 또는 '무아지경'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용어는 몰입이 드문 경험이라는 느낌을 준다. 최고로 강렬한 수준의 몰입은 실제 드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 우리는 이런 몰입을 꽤 자주 경험하며 보통은 그러한 상태를 '즐겁다' 또는 '재밌다'라고 표현한다.
- 너무 도전적인 것은 좌절을 느끼게 하고, 너무 쉬우면 지루하고 따라서 주의가 산만해진다.
몰입의 영역에서 우리는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한다. 실제 뇌가 너무 집중한 나머지 평소에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는 기능까지 투입된다. 시간을 제대로 가늠할 수 없어 어느새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간 것 같다.
1) 대부분의 직업이 비디오 게임보다 재미없는 이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종종 업무 시간 대부분을 몰입 상태로 보낸다. 그러나 대부분은 여기 해당하지 않는다. 직업이나 비디오 게임이나 모두 특정한 기술을 사용해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는데, 몰입할 수 있는일은 왜 그렇게 적은 것일까?
첫째, 비디오 게임은 도전 과제의 난이도를 개인의 기술 수준에 맞추는 데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직장에서 우리는 종종 좌절감을 느낄 정도로 어렵거나 지루할 정도로 쉬운 과제를 부여받는다.
둘째, 몰입 이론에는 종종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는 명확한 목표가 있고, 신속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활동을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게임은 목표가 명확하고 성과가 점수에 정확히 반영되며, 잘 해내는 즉시 점수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성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성과가 정확하지 않게 측정되기도 한다. 설령 평가가 정확하더라도 1년에 한번 정도로 매우 드물게 이뤄진다.
셋째, 일반적으로 직장에서보다 게임에 더 장난스럽고 '재미를 추구하는' 태도로 접근한다. 생각해보면 대부분 게임은 같은 색의 타일 세개를 나란히 정렬하는 것처럼 엉뚱한 일이 태반이다. "바보 같아. 난 그런 거 안 할 거야"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게임과 암묵적인 거래를 한다. 게임이 우리에게 재미를 제공하는 대신 우리는 우스꽝스러운 과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취급하기로 동의하는 것이다.
2)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하는 몰입
몰입 이론이 유용한 이유는 독서, 식사, 영화 감상, 미술 감상, 음악감상 등 다양한 활동에서 얻는 즐거움을 설명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몰입 상태에 들어가려면 현재 하는 활동이 어느정도 도전적이어야 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피아노를 치거나 스키를 탈 때 난이도에 따라 도전에 직면하고 성공 여부가 기술 수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하지만 식사, 영화 감상, 음악 감상 등 우리가 즐기는 많은 것들이 특별히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활동을 즐기는 정도가 우리의 기술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그리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런 활동도 나름대로 도전적이며 이를 즐기는 것은 도전에 얼마나 능숙하게 대처하는지에 달려 있다. 이런 도전에 가장 핵심적인 도전이 이해력이다. 이해력은 뇌가 다양한 감각 자극(냄새, 소리, 빛의 패턴 등)을 수용하여 일관되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변환할 때 발생한다.
- 영화의 경우 이야기를 이해하고 줄거리를 따라가는 능력
- 음악의 경우 소리를 단순한 소음의 모음이 아닌 음악으로 받아 들이는 것
세상에 대한 경험은 주변의 물리적 세계에 대한 정신적 모델이다. 감각기관을 통해 수용되는 모든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정보는 개별적인 퍼즐 조각이고, 뇌는 이것들을 조립해 일관적인 현실 모델을 수립한다. 또한 뇌는 약간의 예측을 하고 예측의 정확성을 확인함으로써 해당 모델의 정확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한다. 뇌는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지면 경보를 울리고 온몸에 충격이 퍼지게 된다.
-계단을 내려갈 때 뇌는 발이 다음 계단에 닿아야할 시점을 예측한다. 발이 올바른 타이밍에 단단한 바닥에 닿으면 뇌는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인식하지만, 한편 의식은 이런 예측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음 계단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바로 지면인 경우는? 또는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닿지 않았던 적은?
- 물인 줄 알고 한 모금 마셨는데 기대보다 훨씬 강하고 충격적인 맛을 느낀 적은?
아이들이 보는 프로그램은 그 정도의 도전적인 과제와 정보에 제한된다. 어른은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는 컨텐츠에 대해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어른이 즐기는 컨텐츠는 이미 많은 사전 지식을 고려하여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된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드라마를 보면 좌절감에 빠질 수 있다. 때에 따라 이런 좌절감을 극복하고자 아이들은 어른에게 수 많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3) 도전적으로 만드는 요소
어떤 활동이나 사물을 더욱(또는 덜) 도전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면, 마라톤의 경우 경로에 언덕을 더 추가하면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물과 활동들, 특히 도전 대부분이 이해 영역에 있는 오락거리의 경우는 명확하지 않다.
- 복잡성 : 어린이 프로그램이 어른의 프로그램보다 이해하기 쉬운 이유 중 하나는 덜 복잡하기 때문이다. 여러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이 있는 프로그램은 여러 악기가 동시에 다른 파트를 연주하는 교향곡처럼 복잡하다. 치즈 같은 음식도 복잡한 맛이 나는 경우다. 뇌는 어떤 것이 복잡할 수록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즉 감상하는 것 자체가 도전적이다.
- 미묘함 : 적절한 복잡성과 함께 미묘함의 요소가 추가되면 감상은 더욱 도전적인 일이 된다. 예를 들어 등장인물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경우("나는 때문에 화가 났다.")보다 대사를 통해 인물의 감정을 유추해야 하는 경우("하지만 미리 알려 줬더라면…")가 더 어렵다. 와인과 치즈같은 취향도 이와 같다 (과일향, 초콜릿 풍미, 고양이 오줌 맛…)
- 자극의 강도 : 고추의 매움, 공포영화, 롤러 코스터 처럼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들도 아이들에게는 너무 극단적으로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 우리는 자극적인 경험을 즐기게 된다.
4) 전문 지식의 필요
복잡성과 미묘함 이외에도 전문 지식이 필요해지면 즐기고 몰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 야구는 규칙 외에도 선수들의 기량이나 특성이 게임에 영향을 준다.
- 와인은 생산 지역과 배경지식을 알면 더 즐길 수 있다.
'배경지식을 알아야 즐길 수 있다면(예를들어 와인) 그냥 세련된 사람처럼 보이려고 좋아하는 척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종의 미적 형식주의다. 예를 들어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은 경기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형식주의)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밖에서의 선수들의 삶과 가십을 모두 알려고 한다. 이는 스포츠 팬과 팀 사이의 사람-사물-사람(팬-팀-선수) 관계를 강화하여 경기 관람을 더욱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든다. 미술 애호가들이 왜 특정 작품을 사랑하는지에 관한 이유를 들어보면 캔버스 위 그림과 작품이 그려질 당시 예술가의 삶과 당대의 사회상이 모두 어우러져 있다.
5) 반복, 기술 그리고 즐거움: "또 해봐! 또 해봐!"
몰입의 과정(도전, 지루함, 또는 극복으로 즐거움)을 알면 책, 영화, TV프로그램, 연극, 농담 형태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한 번만 들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작성된다. 즉 작가는 이야기의 도전 수준을 대부분 사람이 한 번만 들어도 몰입 영역에 들어갈 수 있게 설정한다. 이야기를 읽거나 들을 때 가장 중요한 핵심 도전은 등장인물이 다음에 무슨 일을 할지 예측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전에 책을 한번 읽었다면 두 번째 읽을 때는 도전 수준이 낮아지기 때문에 보통은 다시 읽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위대한 문학작품이 위대한 이유는 풍부한 복잡성과 미묘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알아도 새로 발견할 것이 무궁무진하기에 두 번째나 세 번째 읽을 때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수십 번이나 되풀이해서 보는 경우는 어떤가? 왜 실증내며 다른 것으로 갈아타지 않을까? 몰입은 우리가 사물을 통해 얻는 즐거움의 원천 중 하나지만 유일한 것은 아니다. 행복한 감정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좋아한다. 오랬동안 좋아했던 것은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고 행복한 감정 기억을 즐기게 해 준다. 감정 기억으로 인한 즐거움이 익숙한 것을 반복하는 지루함을 보상하기에 충분할 수 있다.
긍정적 감정 기억을 유발하는 것들은 색상, 냄새, 맛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으로우리의 선호도에 영향을 끼친다.
8장. 그것이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
민족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공통의 합의로 묶여 잇는 합리적인 존재들의 집합체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The City of God)" 19권 24장
사람이 사랑하는 것들은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한 단서를 알려 준다. 심리학 교수인 옴리 길라스와 동료들은 사람들이 타인이 신고 있는 신발을 바탕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연구했다. 앞코가 뾰족한 신발을 신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 평균적으로 덜 친절하고 덜 순응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대학생은 '히피'라는 고정관념이 있으며, 이런 고정관념에 따라 진보적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신발을 신을 확률이 더 높았다.
라이프스타일 집단의 의미
마케팅 업계에서는 사람들이 소유한 물건이나 하는 행동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집단'이라는 것으로 분류한다. (소위 패거리나 파벌을 더 확장한 개념) 마케터들이 수억 달러를 들여 라이프스타일 집단을 연구하는 이유는 집단에 속한 이들 사이에 통계적으로 근본적인 유사점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이 무엇을 구매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특정 라이프스타일 집단에 속하거나 같은 것을 사랑하게 하는 '경제 자본(돈)'과 '문화 자본(지성, 교양, 미덕으로 인상을 남기는 것)'이라는 사람들의 두 가지 중요한 차이점에 대해 설명한다.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을 이해하면 이 책의 두 가지 주제를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취향이란 때때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능하게 보이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사랑하는 데에는 예측 가능한 이유가 있다. 둘째, 우리의 취향은 은밀하고 개인적이나 다른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회적 지위와 소비자 지위
다른 사람에게 존경이나 존중받고 싶은 욕구는 우리가 어떤 사물과 사랑에 빠질지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학자들은 사회적 지위에 대해 논할 때 흔히 그들 용어로 자본이라 부르는 것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자본은 주로 돈을 가리킬 때 사용되지만 사회과학자들은 평판과 친구를 비롯해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자본이라 지칭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생은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고 소유한 것에 따라 경제 자본 점수와 문화 자본 점수를 얻는 경쟁적인 지위 게임이다.
경제, 문화 자본은 사랑하는 것들을 통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는 주된 방법의 하나다. 사람들은 값비싼 물건을 소유하고, 고소득 직장에 다니고, 거액을 기부하여 경제 자본 점수를 얻는다. 변화가 있는 것은 과거에는 부유층이 여가 시간을 과시하여 경제 자본 수준을 암시했다면 현대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바빠 죽겠다고 투덜대는 것으로 그들이 원하는 곳이 많음을 의미한다.
문화 자본은 경제 자본보다 복잡하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신흥 부자가 올드 머니 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문화 자본에는 신흥 부자가 이해할 수 없는 온갖 종류의 것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였다.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상류층처럼 보이게 하는 비밀스러운 코드나 행동들 말이다. (억양, 매너, 단어, 복장, 자세, 춤, 의견 제시 등)
문화 자본 퀴즈
퀴즈 안내
'그렇다'를 선택할 때마다 1점씩 점수를 준다.
-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주류 대중에게는 인기가 없다.
-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것들(판매량 1위 맥주, 의류 브랜드, TV 프로그램 등)은 평범한 경향이 있다.
- 로고나 상표가 눈에 잘 띄게 붙어있는 옷은 사지 않는다.
- 고급 차를 살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 그런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하는 게 약간 부끄럽다.
- 평범한 지능을 가진 평범한 사람과 똑똑하지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선택하겠다.
-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음악, 책, 예술작품을 분석하는 것이 재밌다.
- 기사, 공영 TV 프로그램, 문학 소설을 정기적으로 읽거나 보거나 듣는다.
- 크루즈를 타거나 리조트에 놀러 가는 것보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거나(하이킹, 카누 여행)문화 활동을 하는(박물관이나 유적지 방문) 휴가가 더 좋다.
- 관심도가 낮은 지방 선거도 항상(거의 항상) 투표한다.
- 정치적, 윤리적, 환경적 이유로 식습관을 최소한 부분적으로 바꾸었거나 바꾸는 중이다.
- 4년제 대학을 이수했거나 재학 중이다.
- 4년제 대학을 이수했거나 재학 중이며 인문학 사회과학 또는 예술을 전공했다.
- 4년제 사립대학교 또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가장 경쟁률 높은 공립대학교를 이수했거나 재학 중이다.
- 대학원을 이수했거나 재학 중이다.
점수 해석
- 0~2점 : 문화 자본 낮음
- 3~7점 : 문화 자본 중간
- 8~14점 : 문화 자본 높음
문화 자본과 부의 관계
문화 자본과 부의 관계는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은 동반 관계다. 상류층은 두 가지 자본을 모두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을 모두 갖출 수 있는 기술과 습관, 태도에 대해 어릴 적부터 집중적인 훈련을 받는다. 특권 없는 평범한 환경에서 자란 이들이 계급 상승을 하고자 할 때도 그러한 교육을 받았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소득 능력과 문화 자본을 증가시키기 더 쉽다.
문화 자본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분야(교육, 예술, 언론 등)의 벌이가 낮거나 중간 정도에 불과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과거에는 주로 부유한 귀족들만이 돈벌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문학이나 예술을 공부할 시간적 여유와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반면 중산층은 법률과 의학, 공학 같은 전문직에 종사했다. 따라서 귀족들이 그들의 문화 권력을 휘둘러 노동과 관련된 전문 지식보다 예술이나 문학 같은 고급문화에 대한 전문성에 더 높은 문화 자본 점수를 부여하는 '규칙'을 확립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규칙의 흔적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패턴에도 약간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술 부문의 급격한 성장과 기술 기업(구글, 애플)들의 성장은 기술 전문성에 멋지다는 아우라를 부여해 주었다.
짝퉁을 사는 것은 과시인가, 사랑인가?
어떤 사물의 경제 또는 문화 자본 상태를 나타내는 확실한 지표는 가짜의 존재 여부다. 값비싼 물건을 소유한 척 가짜 경제 자본을 과시하는 경우가 있다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즐기는 척 문화 자본을 가장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클래식 공연에서 연주가 끝나자마자 몇몇 사람들이 마치 출발 총소리를 들은 올림픽 단거리 선수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열광적인 기립박수를 보내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연구로 냉소적인 건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관객들이 공연을 그 정도로 사랑하는 건지 아니면 즐거움을 과장해 약간의 문화 자본을 얻으려는 것인지…
개인주의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미국에서 개인주의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장점은 고급문화를 좋아하지 않다도 좋아하는 척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다.
경제 및 문화 자본이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에 우리의 경제 및 문화 자본 수준이 반영되는 이유는 그것이 부분적으로 우리의 경제 및 문화 자본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경제 자본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
- 구입할 형편이 안 되는 모든 것을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원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다르며, 사람들은 일상을 이루는 것을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소유한 대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고, 경제 자본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하고, 이는 다시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결정한다.
- 소득이 높을수록 개인주의적 정체성이 강해지고, 6장에서 설명하듯 문화가 부유해질수록 개인주의가 강해진다고 했던 것 처럼 어떤 사회에서든 돈이 많을 수록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진다. 개인주의에서 사람들은 정체성을 정의할 때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반면 집단주의에서는 연결되는 측면을 강조한다.
문화 자본은 경제 자본 보다 훨씬 강력하다. 문화 자본이 높은 이들은 오늘날 문화 자본에서 중요한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고, 반대로 문화 자본이 낮거나 중간 수준 집단에서는 정상적인 것이 건전하고 창의성이 있는 것을 이상하다 평가한다. 문화 자본을 획득하는 주요한 방법은 '좋은 취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7장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즐기는지는 그들의 전문 지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했다. 전문 지식을 쌓을수록 도전적인 것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문화 자본을 둘러싼 대논쟁
어떤 종류의 지식을 문화 자본으로 간주해야 하는가에 대한 충돌이 있다.(클래식과 랩, 고전 문학의 필요성 등) 비록 '문화 자본'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사용하지는 않지만 이런 충돌은 어떤 것을 다른 것보다 더 좋아할 때 인정받는 문화 자본 점수,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의 상대적 중요성이라는 광범위한 논쟁이다.
1) 보편 문화 자본 vs. 특이 문화 자본
일반적으로 말하는 문화 자본이란 사회 전반에서 문화 자본 점수를 얻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가리킨다. 한편 특이 문화 자본은 작은 공동체 내에서 (우표 전문가, 신앙 공동체) 인정받는 특성이다. 특이 문화 자본은 공동체 외부에서는 높은 지위를 얻지 못할지라도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특이 문화 자본 사회에서 살던 사람이 외부에서는 문화 자본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신이 속한 공동체 전체가 무시당한다고 느낄 수 있다.
2) 보수적 가치에서 자유주의적 가치로의 전환
1990년대 중반까지 문화 자본이 높다는 것은 귀족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보수주의의 핵심적 특징 두가지는 1) 전통적 가치, 관행, 제도를 지지하고 2) 사회적 불평등에 관대하다는 것이다. 세습 귀족의 존립 자체가 전통적인 사회 질서와 불평등을 정당화 하는 데 달려 있었기 때문에 귀족들은 보통 보수적이었다. 또한 사회적 지위는 몇 대에 걸쳐 상류 사회에 속해 있는지에 다라 결정 되기도 한다.
사회 내에서 문화 자본을 결정할 권한을 갖게 된 집단은 그 권력을 이용해 그들 자신의 가치를 반영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지위를 부여한다. 1900년 중반 이전에는 귀족들이 문화 자본을 정의할 수 잇는 비공식적인 권한을 지니고 있었고, 문화 자본은 귀족의 가치관을 반영해 예술에 정통하고, 대중적인 저속한 오락물을 경멸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자유주의 지식인들은 종종 '보헤미안'이라는 그들만의 특이 문화 자본을 갖춘 작은 하위문화에 속해있었지만, 주류 사회에서는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고등교육을 받은 자유주의자들은 보헤미안적 가치를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학계와 교육계, 예술계와 미디어를 포함한 문화 권력의 중심을 20세기 전반에 걸쳐 장악해 나갔다. 오늘날 옷차림과 정치적 견해, 재능, 출신 대학, 인테리어, 사랑하는 것 등은 문화 자본을 증가 시킨다.
문화 자본이 높은 이들은 '어떻게 하면 속물적이거나 더 우월한 취향의 존재를 인정하는 듯 보이지 않으면서도 내가 우월한 취향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을까?' 라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상함을 나타내는 고급문화(엘리트)와 속물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중문화를 모두 사랑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 자본이 높은 잡식성 사람이 생기고, 대중문화에서도 높은 교육 수준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높은 문화 자본 수준을 뽐낸다.
3) 계층 구조는 아래쪽에서 더 잘 보인다
대부분의 계층 구조는 위에 있는 사람보다 아래에 위치한 이들에게 더 확연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 여성은 남성보다 성차별에 민감하다.
- 유색인종은 백인보다 더 인종차별에 민감하다.
계층 구조 하위에 있는 이들의 민감성은 문화 자본 연구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낮은 문화 자본 배경에서 자란 사람은 고학력 가정 출인이 대다수인 사람들을 통해 어떻게 문화 자본을 사용해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미국의 자유주의자들은 문화적 권력을 갖고 있으나 정치적 권력을 원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정치적 권력을 갖고 있으나 문화적 권력을 원하죠. 그래서 아무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 제인 코스턴 - 뉴욕타임스 팟캐스트 '논쟁'의 진행자
4)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이 논쟁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주류 엘리트'와 '문화 창조자'라는 두 경쟁 집단이다. 주류 엘리트는 대다수를 구성하는 사업가를 비롯, 의사, 엔지니어, 변호사 등 부유한 전문직 종사자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응용 교육을 바탕으로 높은 수입과 적당한 수준의 문화 자본을 지니고 있어 당연히 경제 자본이 사회적 지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돈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며 직업적인 성공이 곧 그들이 똑똑하고 근면하고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올바른 신호라고 주장한다. 문화 자본은 디저트 처럼 좋은 추가 옵션일 뿐 궁극적으로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종종 문화 자본의 가치를 폄훼한다. 재정적으로 성공한 이들은 대개 자신이 이룬 성취를 자랑스러워하고 그 성공을 기념하는 트로피 역할을 하는 것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생에 처음으로 소유한 비싼 차 같은)
문화 창조자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교육, 저널리즘, 예술, 사회 운동과 같은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 창조자는 똑똑하고, 세련되고, 창의적이고, 사회적 관심을 두는 것이 좋은 사람을 정의하는 특성이며 따라서 소득보다는 문화 자본으로 사회적 평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들은 경제 자본을 경멸하고 가능하다면 경제적 지위를 부정적으로 계산한다.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에 대한 논쟁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견해는 보통 그들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사랑의 대상은 곧 정체성을 표현하기 때문에 문화 자본이 많은 이들은 자신의 문화적 세련미를 강조할 수 있는 것을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문화 창조자는 다양한 소득 수준에 걸쳐 있기에 예산 범위 내에서 자신의 세련됨을 보여 주는 방법을 추구한다. 가령 고소득 문화 창조자는 와인에 대해, 저소득 문화 창조자는 수제 맥주의 전문가일 가능성이 크다.
운이 좋아 두 가지 유형의 자본을 모두 갖춘 이들은 이 두 유형이 결합되어 있는 것을 사랑하는 경향이 있다. 아방가르드 예술품을 수집하는 것처럼 말이다.
5) 자본이 있다면 과시할 것인가?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이들로부터 존중받고 때로는 찬사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한다.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으로 존경과 찬사를 받으려면 그것을 갖고 있음을 인정받아야 하기에 우리는 힘들게 번 자본을 남에게 보여 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 집단 간의 가장 큰 차이는 그것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에 있다.
저소득 층과 중산층은 돈을 과시하는 것이 부자들의 일반적인 생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소득층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그들이 보유한 문화 자본 수준에 달려있다. 겸임 교수나 시간제 교수처럼 소득은 적지만 문화 자본이 많은 이들은 전형적으로 '돈 자랑은 역겹고, 그게 바로 자본이 존중받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둘다 적은 사람은 문화 자본을 부의 대안으로 강조해 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베르사유 궁전이 현대에 세워졌다면 문화 자본이 높은 이들은 그 건물이 우스꽝스러울 만큼 과하다고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베르사유 궁전은 벼락부자가 아니라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올드 머니의 성취다. 베르사유 궁전을 지은 이들은 어째서 그것이 천박해 보일까 봐 걱정하지 않았던 걸까?
- 17세기 유럽에서 귀족은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이는 그들이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 양쪽 모두에서 다른 사회 계층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부의 경쟁에서 이길 것이 확실했기에 승자가 대저택이나 기타 17세기의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장식과 같은 트로피는 과시해도 괜찮았다. 그들의 태도가 바뀐 것은 더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고부터였다.
- 18세기의 무역 증가와 19세기 산업 혁명에 힘입어, 사업가들은 대부분 귀족보다 더 화려한 저택을 지을 수 있을 만큼 부유해졌다. 전통적인 부자인 귀족들이 신흥 부자와의 '블링블링' 경쟁에서 패배했을 때 귀족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귀족에게는 아직 지위 게임에서 점수를 얻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문화 권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규칙을 바꿨다. 경제 자본 경쟁에서는 지고 있지만 문화 자본을 획득하는 것은 언어를 배우는 것과도 같아서, 어렸을 때부터 그 언어를 사용하며 자랐다면 비언어민은 따라오지 못할 유창함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부자들은 화려한 스타일에서 절제된 스타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좋은 취향에는 단순하고 절제된 것을 감상하려면 모양과 맛, 소리 등의 미묘한 차이를 섬세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신흥 부자들이 배우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우아하게 절제된 것을 선호하는 취향은 귀족들이 신흥 부자들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명품 패션 리그에 숨겨진 소비 심리
패션은 돈 과시가 매우 주요한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분야다. 명품에 많은 돈을 쓰면 경제 자본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때로는 문화 자본 점수를 잃을 수 있다.
1) 로고 리그
로고 리그 사람들은 로고가 쉽게 눈에 띄는 유명 명품 제품을 구매하여 경쟁한다. 보통은 로고가 클수록 상품이 비싸므로 로고를 잘 보이게 드러낼수록 더 많은 점수를 얻는다. 많은 리그 참가자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조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로고 리그 구성원은 구찌, 루이 비통, 프라다 같은 유명 브랜드에서 1000~6000 달러 대의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거나 마케터들이 매스티지(대중 + 명품 : mass + prestige)라고 부르는 코치나 마이클 코어스 같은 100~800달러 대의 제품을 구매한다. 이들은 그들이 우러러보는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이 경제 및 문화 자본의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들은 커다란 로고가 박힌 제품을 구매하면 엘리트 패션 애호가들과 '동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럭셔리 리그
진정한 부자와 유명인 중 많은 수가 이 '럭셔리 리그'에 속한다. 세 리그 소비자 모두 명품을 구매하지만, 럭셔리 리그는 가장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명품 소비자들이 모인 곳이다. 이들은 주로 로고 리그 사람들이 동경하는 사람들이다. 럭셔리 리그 구성원은 로고 리그보다 훨씬 많은 경제 자본은 물론, 종종 더 많은 문화 자본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가끔 큰돈을 쓰는 중산층이 아니라 진짜 부자이기 때문에 단순히 한두 개의 트로피가 아니라 500달러짜리 구찌 청바지, 800달러짜리 마놀로 블라닉 신발, 835달러짜리 프라다 티셔츠로 완전한 명품 세트를 갖춰 입을 충분한 여유가 있다. 그 결과 럭셔리 리그의 주요 특징은 어떤 것을 사랑하는 데 있어 로고 리그에 비해 패션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편 커다란 브랜드 로고가 보이도록 드러내는 것을 꺼림으로써 로고 리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좋은 취향을 보여 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얼마나 멋진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지 상대방이 알고 감탄하기를 바란다.
3) 오트 쿠튀르 리그
오트 쿠퉤르 리그는 패션 계층의 최상위에 있는 소수의 글로벌 슈퍼엘리트 집단이다. 부의 규모에 있어서는 상위 0.1 퍼센트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부유하게 자란 신탁기금 자녀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명품이 집안 곳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널려 있는 집에서 자랐다. 그래서 그들은 이런 브랜드를 무척 친숙하게 느끼며, 주류 명품 브랜드에 대해 다른 리그 소비자들처럼 경외심을 느끼지도 않는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구분하기 쉽다. 일반소비자가 '저 옷 너무 이상한데, 실제로 저런 걸 입는 사람이 있어?'라고 묻는다면 이는 오트 쿠퉤르 리그를 타깃으로 삼는 광고다. 오트 쿠퉤르 리그 구성원은 럭셔리 리그나 로고 리그 사람들과 혼동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유명한 명품 제품을 사기도 하지만 대개는 해당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기발하고 특이한 제품을 구매하고, 주류 대중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덜 알려진 브랜드나 대중은 잘 모르는 대안 브랜드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는 그들이 너무 높은 수준에 있기에 남들이 자신이 구매하는 브랜드를 몰라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장에서 우리가 사랑하고 사고 싶어하는 것들이 우리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살펴보았다. 사랑의 대상은 우리가 어떤 라이프스타일 집단에 속해 있는지를 드러낸다.
9장. 원인은 진화다
'돈에 굶주려 있다'라는 표현은 훨씬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 마케팅 교수인 데이비드 갈은 돈이 권력과 지위를 상징하기 때문에 무력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라고 추론했다.
- 돈 사진은 사무용품 사진에 비해 침샘이 자극될 확률이 높았다.
- 음식과 관련된 행동은 뭔가를 원할 때도 촉발되며, 3장에서 이런 현상을 '이월효과'라고 표현했다. (이월효과 : 한 가지 상황을 위해 진화한 반응이 다른 상황에도 적용되어 특이 행동을 유발하는 현상)
이전 장에서는 주로 사물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장에서는 '왜'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하기위해 사랑의 진화 과정을 들여다본다.
사랑의 4단계 진화 과정
처음 세단계는 뇌의 신체적 변화에 기반을 두고, 마지막 단계는 사랑에 낭만주의 사상이 보급되고 물질적으로 풍부한 사회가 되면서인 문화적 변화에 따른다.
1단계: 자기애
물고기의 경우 한 번에 많은 알을 낳고 수정시킨다. 과학자들은 이를 'r 번식 전략'이라고 부른다. 최소한 몇 마리가 성체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 많은 자손을 뿌리되 양육에 따로 시간이나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는 데에는 새끼를 돌보게 만드는 심리적 매커니즘이 필요하지 않다. 거저 건강한 개체에 도달할 성적 욕만만 있으면 된다. 이런 종류의 욕망은 사랑과 관련이 있지만 사랑 자체와는 상당히 다르다. 성적 끌림은 낭만적 사랑을 촉발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부모 자식 사이의 사랑이나 친구 사이의 사랑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랑을 정의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에서 대부분 사람이 배려와 존중 같은 사랑의 비'성'적인 측면을 성적인 측면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도 우리가 성적 끌림 없이도 어떤 종류의 대상이든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성적 매력은 진화론적으로 새끼를 먹이고 보호하지 않는 종에서 처음 발달 했다. 신체적 특성이 좋은 사람이 성적 끌림을 유발하는 것처럼 물건도 비슷한 욕망을 촉발할 수 있다.
잘생긴 사람과 잘생긴 사물의 공통점은 스스로를 생각하는 방식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뛰어난 외모의 연인을 사귀면 자존감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마케팅 교수 클로디아 타운샌드와 산제이 수드는 근사한 물건을 구매하면 그렇지 않은 물건에 비해 자기 이미지가 상승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낄 때 자존감의 필요성을 느끼며, 이는 멋진 제품을 향한 끌림을 증가시킨다.
전략을 사용하는 동물은 새끼를 사랑하도록 진화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동물은 18세기 철학자 장 자크 루소가 '자기애'라고 부르는 것을 갖고 있다. 자기애는 모든 동물이 자기 보존을 추구하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동물은 자신의 신체와 다른 모든 것을 구분짓는 자기 개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자기개념은 사랑받는 것(자신)과 사랑 받지 않는 것(그 외 모든 것)을 구분하는 경계가 된다. 동물이 새끼나 짝과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면 이러한 사랑의 구성요소가 맞물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과 유사한 무언가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2단계: 사랑의 범위가 가족으로 확장
평생 한 배우자와 짝짓기를 하는 프래들리 쥐의 경우 짝과 접촉할 때 인간과 유사한 뇌 활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포유류의 경우 신피질이라는 뇌 부위에서 이런 활동이 발생하며, 포유류만 이런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볼 수 도 있다. 하지만 비 포유류의 경우도 배우자 사이의 끌림인 '짝 유대관계(pair-bonding)'현상을 갖는다. 많은 동물 종이 짝짓기 상대와 이런 결속을 맺는 것 외에 새끼와도 유대감을 형성한다.
- 수컷 새가 짝짓기 구애를 할 때 매력은 다음과 연관 지을 수 있다.
- 높은 에너지
- 고도의 집중력
- 강박적인 따라다니기
- 불면
- 식욕부진
- 소유욕이 강한 '짝 지키기'
- 친근한 몸짓
- 목표지향적 구애 행동
전략의 대안인 K 전략은 적은 수의 새끼를 낳는 대신 양육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 이론은 최초의 동물이 바다에서 나와 뭍에 알을 낳기 시작했을 때부터 부모가 새끼를 돌보는 K 전략이 유리해졌다고 주장한다. 동물이 '남을 돌보는'행동을 하려면 뇌의 동기부여 시스템이 진화해야 한다. 동물의 경우 이런 동기 부여 시스템을 유대감이라고 부른다. 후에 일부 포유류는 이러한 유대감을 사랑으로 진화시키게 되었다.
진화에서 변화란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로 시작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던 무에서 갑자기 새로운 것이 튀어나오는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작은 변화를 거쳤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는 자기애의 개념이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가족으로 확된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사랑이 자기개념을 확장하여 사랑의 대상(물건)을 포함하게 된 이유는 자기 확장이 과거에 동물이 새끼나 짝을 돌보는 행동을 진화시키도록 만든 쉽고 간단한 진화 단계였기 때문이다.
사랑과 욕망은 뇌 속의 룸메이트
3장의 짜릿한 브랜드(섹시하거나 바람둥이 같은)와 착실한 브랜드(성실한 배우자감)가 있었다. 장기적인 짝 유대감은 진화를 거치며 욕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발전했다. 따라서 오늘날 인간의 뇌에는 끌림을 느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시스템이 존재한다.
- 섹시한 상대를 찾는 성적 매력 시스템
- 충실한 파트너를 찾는 장기적인 사랑 시스템
낭만적 사랑 관계에서 매력적이면서도 충실한 파트너를 원하지만 언제나 모두 가질 수는 없다.
대인관계에서 자산이 많고 부채가 적은 이들만이 진정으로 서로를 '선택'한다. 자산이 적고 부채가 많은 이들은 종종 서로에게 '안주'하는 데 그친다. - 버나드 머스타인(사회학자)
무엇이 먼저인가에 대한 대안 이론
사랑이 TV 프로그램이라면 <사람 사랑하기>는 대히트한 원조 프로그램이고 <사물 사랑하기>는 그 스핀오프일 것이다. 이런 형상을 저자는 '대인 관계 우선주의'라고 부른다.
들쥐의 경우 수컷은 영역의식이 강해 특정 영역을 '자신의 것'으로 간주하고 침입자들로부터 이를 방어한다. 생물학자 래리 영은 이런 수컷 들쥐는 처음에는 영역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경향을 먼저 진화시켰고, 사람으로 따지만 영역에 대한 '심리적 소유감'을 발달 시켰다. 진화가 진행되면서 수컷 들쥐의 뇌는 영역에 대한 소유 개념을 확장해 짝에 대한 소유권으로 발전 시켰다. 특이한 것은 수컷 들쥐는 암컷에게 다른 수컷만이 아닌 암컷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이런 행동은 먹이를 빼앗아 갈 수 있는 수컷과 암컷 들쥐 모두에게서 영역을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한다.
3단계: 사랑의 범위가 집단으로 확장
이 책 전반에 걸친 공통된 주제는 사물과의 관계가 사람과의 관계로 이어지는 다양한 방식들이다. 관계에 매개로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함을 이해하려면 신피질에서 시작된 우정의 진화 과정에 대해 알아야 한다. 신피질은 사랑을 비롯해 사회적 관계의 다른 많은 부분에서 필수적 역할을 맡고 있다. 신피질은 인간 뇌의 약 3/4을 차지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단점이다.
- 큰 뇌는 큰 머리가 필요하며, 산모와 영아가 출산 중에 사망하는 일이 잦다.
- 뇌는 골격근보다 질량 단위단 8~10배 많은 칼로리를 소비한다. 즉, 뇌는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나 기초대사량을 최대 20퍼센트까지 소비한다.
- 비대한 신피질을 진화시킨 것은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큰 뇌를 갖게 된 주요 원인을 이해하려면 다양한 동물 종의 뇌 크기를 비교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일부일처제로 짝 유대를 맺고 새끼를 돌보는 종은 그렇지 않는 종에 비해 현저하게 큰 뇌를 갖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종들이 짝을 현명하게 선택하고 부모가 힘을 합쳐 새끼를 돌보기 위해 더 많은 뇌 능력이 필요했다고 짐작한다. 부모가 양육을 위해 복잡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였다.
인간은 이를 더 발전시켜, 신피질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 배우자와 육아를 협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 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직계 가족이 아닌 다른 집단의 구성원들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뇌의 진화와 관련한 학자 로빈 던바는 다양한 종의 유인원과 원숭이를 비교한 결과 뇌가 큰 종일수록 크게 무리를 지어 살며 복잡하고 유연한 사회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기적 개인은 이타적 개인을 이길 수 있지만, 이기적 팀은 이타적 팀을 이길 수 없다. - E.O.윌슨 (생물학자)
스티븐 돌린저와 스테파니 클랜시의 연구에서 연구진은 대학생들에게 '내가 보는 나'를 보여 줄 수 있는 사진 열두 장을 찍어 올 것을 요청했다. 자기 자신을 묘사하는 가장 일반적인 사진은 타인의 사진이였다. 응답자의 98퍼센트가 다른 사람의 사진을 한 장 이상 가져왔다.
사회적 기술은 1) 짝을 찾는 능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2) 도구들은 우리가 일을 처리하는데 도움을 주며,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 필요한 일을 완수하는 데 가장 강력하고 다재다능한 자원은 친구들이었다. 3) 다른 부족원과의 사회적 관계는 집단 내에서의 역할과 그들에게 주어질 자원 할당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 4) 오늘날 직장에서는 사회적 관계에 문제가 생겨도 언제든 새 직장을 찾을 수 있지만 선사시대에는 매일 똑같은 사람과 얼굴을 부딪쳐야 했기에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뇌를 진화시켰다.
사회적 뇌 가설은 또한 우리가 왜 관대하게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설명한다. 먹는 행위가 생존에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즐기도록 진화한 것처럼, 관대한 행동은 사회적 관계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우리는 관대하게 행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뇌는 왜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는가?
과학자들은 사람을 볼 때와 사물을 볼 때 다른 영역에서 처리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 이론은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메커니즘이 일반적으로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매커니즘보다 더 강력하다고 주장한다.
- 문제1 : 테이블 위에 네 장의 카드가 놓여 있다. 각 카드의 한쪽 면에는 숫자가 적혀있고 다른 쪽 면에는 점이나 벽돌 패턴이 그려져 있다. 카드의 한쪽면에 짝수가 적혀있다면 반대쪽 면에는 점 패턴이 그려져 있다는 명제를 확인하려면 어떤 카드를 뒤집어야 할까? 카드1은 홀수5, 카드2는 짝수 2, 카드 3은 점패턴, 카드 4는 벽돌 패턴이다. 두개를 확인할 수 있다.
- 문제2 : 파티에서 21세 미만은 술을 마실 수 없고 음료수만 마셔야 한다. 네 사람이 파티의 규칙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람1은 30세이고 사람2는 16세이다. 둘다 무엇을 마시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사람 3과 4는 몇살인지 알 수 없지만 사람 3은 콜라를 마시고 있고 사람 4는 맥주를 마시고 있다. 두명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문제는 동일한 문제이나 파티 질문이 더 쉬운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사람에 얽힌 문제일 때 더 빠르게 해석할 수 있고, 사람이 집중하는 뇌 영역이 사물을 다루는 뇌 영역 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작동한다고 증명되었다. (답은 둘 모두 2번째와 4번째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사회학자 티모시 D. 윌슨은 우리가 감각을 통해 1초마다 약 1100만 비트의 정보를 수용하지만,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약 50비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뇌는 다양한 분류 매커니즘을 사용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처리 가능한 수준으로 대폭 걸러 내야 한다. 뇌의 분류 매커니즘은 수많은 정보를 처리 가능한 수준으로 대폭 걸러 내야하며, 사람 정보와 사물 정보를 분리하여 사람을 생각하도록 진화한 정신 능력(사랑 같은)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세 가지 관계 난로를 정의했다.
- 사물의 의인화는 사물을 사람인 양 '위장' 한다.
- 사람 연결기는 사물을 특정한 사람과 연결하여 분류 매커니즘이 그것을 사람으로 인식하게 한다.
- 사물을 다른 사람과 연결하는 대신 나 자신과 연관 짓는다. 그렇게 사물은 내 정체성, 자아감의 일부가 된다.
4단계: 사랑의 범위가 거의 모든 것으로 확장
사물을 사랑하는 능력은 언제부터 발달했을까?
동물도 사물을 사랑할까?
뻐꾸기 새끼의 경우 친자식이 아닌데도 사랑을 받는다. 동물이 유대감을 형성하는 대상에는 최소한 어느 정도의 유연성이 작용한다는 의미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의 유명한 실험인 원숭이 애착 인형 실험이 있다. 어미 원숭이와 떨어져 자란 새끼 원숭이가 부드러운 감촉인 인형에는 애착을 갖고, 철사로 만든 어미 인형은 거부했다는 것을 보면 일부 동물도 사물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실제 그런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인간은 언제부터 사물을 사랑하기 시작했을까?
인류는 약 5만년 전에야 현대인의 뇌로 완전히 진화했고, 사물을 사랑하는 생물학적 능력 역시 최소한 그 정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중 우상은 고도로 의인화된 대상이며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후보다. 현재까지도 사람들은 종교적 형상에 기도하면서 종종 말을 걸거나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하며, 이는 대상과의 관계 형성을 북돋는다.
현대 인류학 창시자인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는 뉴기니 일부 원주민이 사용하는 의례적인 선물 교환 행위인 쿨라(Kula)에 대해 저술한 바 있다.
- 쿨라는 다양한 공동체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들 사이에 교환된다.
- 종종 선물을 주기 위해 카누를 타고 수백 킬로미터나 되는 위험한 여정을 떠나기도 한다.
- 어떤 쿨라 선물은 다른 선물보다 유명하고 권위를 지니며,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그 물건을 소유할수록 명성이 높아진다.
- 쿨라 선물을 주고받으면 우정이 더욱 돈독해지고 참가자들은 이를 결혼과 비슷하게 여긴다.
문명이 발전하고 경제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소유물은 인간의 삶에서 점점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소유물이 생겨나고 보급이 증가하면서 사물 사랑에 대한 명확한 언급과 기록도 등장하게 되었다.
데스데모나가 오셀로에게서 선물 받은 손수건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며 '키스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
사물을 사랑하는 것은 오류가 아니다
어떤 행동이 그 사람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가능한 많은 수의 자손을 생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그 행동은 '진화적으로 최적'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대게 진화적으로 최적이지만 사물을 사랑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친구나 배우자처럼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어떨까? 친구 사이의 사랑은 서로 돕고 부조하는 상호조약과 비슷하다. 당신은 그들을 돕고 그들은 당신을 돕는다. 그러나 이는 사랑이 상호적일 때에만 작동한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상대방도 우리를 사랑하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사물을 사랑하게 되면 그 대상에 대한 우리의 행동은 변해도 상대의 행동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생존, 짝짓기, 자녀 출산 등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능력에 따라 대상을 적확하게 평가할 때 인간은 유전자를 퍼트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 어떤 사물이 이런 이점을 다수 제공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높이 평가하고 소중히 여길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랑의 핵심은 거기서 얻는 실용적 이익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사람과 사물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자려는 위해서라면 대가로 얻는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이익을 훨씬 뛰어넘는 희생을 감행한다. 필요하다면 다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기꺼이 희생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에도 종종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만, 그로 인해 얻는 보상은 진화적 성공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이점이 아닌 오직 감정적인 보상일 뿐이다.
사물을 사랑하는 것은 진화 시스템의 오류로 볼 수 있지만 저자는 '그것은 오류가 아니라 특성'이라고 말한다. 진롸적으로 최적은 아니지만 사랑의 발달에 대한 진화론적 담론은 우리가 왜 특정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해 풍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우리가 유전자 풀에 대한 기여도를 최대화하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끔찍하리만큼 메마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10장.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의 미래
자율주행차량이 늘면 머지않아 사랑하는 트럭이 내 곁을 떠나 버렸다는 컨트리송도 나올 거다. - 저자 미상
9장에서는 사람이 사물을 사랑하게 되는 데 있어 진화의 역사와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지막 장인 10장에서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대화 생성기, 합의적 텔레파시라는 세 가지 기술을 탐구하며 미래를 전망해 볼 것이다. 관계 난로(의인화, 사람 연결기, 자기 통합)는 사물에 대해 실용적인 이익을 넘어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앞서 말한 기술은 관계 난로 중 하나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제품이 우리 자신의 일부라는 인식이 극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 대화 생성기는 우리가 다른 인간만큼 사랑하게 될 의인화 기계를 탄생시킬 것이다.
- 합의적 텔레파시는 사랑의 대상이 타인과 우리를 연결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통한 자기 통합
인터넷에 보면 통화하는 중에 자신의 휴대폰을 찾는다는 이야기들이 종종 보인다. 이제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일부가 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하는데 기반을 두고 있기에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다. - 빌 게이츠
5장에서 언급했듯이, 사물을 사용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그것을 우리 몸의 일부로 여기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일부로 보게 된다. 심리학자 암브라 스포시토와 동료들의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60cm 길이의 긴 막대를 사용해 작은 물체를 움직였을 때, 20cm의 막대기를 사용한 집단보다 자신의 팔이 더 길다고 인식했다. 이는 자신의 신체 이미지에 도구를 통합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도구를 신체 일부로 여기는 주관적 감각은 결국 정도의 문제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발전하여 정신으로 사물을 제어하고 사물로부터 직접적인 감각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되면 그 제품과의 관계를 우리 몸과의 관계와 구분할 수 없어질 것이다. 러셀 벨크가 이런 유형의 기술을 '보철 자아'라고 불렀다. 사람들 대부분이 절대적이고 긍정적으로 '나 자신'으로 인식하는 것은 바로 신체다. 따라서 기계와 신체가 완전히 통합되면 우리는 기계를 자기감에 완전히 통합하여 지금보다 훨씬 더 깊이 사랑하게 될 것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유형
스타워즈 X윙 전투기를 공중에 띄우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장난감은 EEG(Electroencephalograph:뇌파기록장치)로 뇌파를 읽는 헤드셋이 포함되어, 정신을 집중 할수록 우주선의 홀로그램 이미지가 더 높이 떠오른다.
카네기멜론대학교의 마셀 저스트와 톰 미첼이 '생각 인식' 장치로 사용하는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ace Imaging: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는 사용자가 사진을 들여다보면 fMRI가 뇌 활동을 스캔한다. 그 후 스캔 결과를 읽은 컴퓨터가 사진을 어떤 순서로 봤는지 알려준다.
다른 유형으로 뇌 또는 뇌와 두개골 사이에 이식하는 초소형 전극이다.필기할 때 사용하는 뇌 영역 근처에 이식된 경우 실험자가 뭔가 쓰는 것을 상상하면 컴퓨터가 머릿속에서 쓰인 메시지를 '읽는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무엇을 제어하는 데 사용될까?
줄리아누 핀투가 사용한 외골격은 신체의 연장선에 있었다. 또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개발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자동차는 사실상 아주 거대하고 강력한 의족이나 다름없어진다. 이 기술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능력도 확장 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말 그대로 사진처럼 기억하는 것이다. 미래의 기술은 인터넷 검색을 마치 자기 머릿속을 검색하는 것처럼 느끼게 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제품을 원할까?
- 제품의 성공을 예측하는 가장 좋은 지표는 마케팅이 얼마나 잘 되느냐가 아니라 제품이 진정으로 유용한가이다.
- 제품의 성능이 뛰어날 경우 사용자는 이 컴퓨터를 생물학적 팔다리나 보철물처럼 자신의 일부로 여기게 될 것이다. 강한 자기 통합은 제품에 대한 강렬한 사랑으로 이어질 것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큰 걸림돌은 신경 센서를 두개골 아래에 수술로 이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혁신적 기술이 도입되는 많은 소비자가 이상하고 징그럽고 심지어 위험하기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여론은 순식간에 바뀌게 되어 있다.
- 소니 워크맨이 시장에 출시하기 전 일부 소비자들은 사지 않을것이라고 했다.
- 공공장소에 헤드폰을 끼고 돌아다니는 것이 괴상해보였기 때문이다.
- 부정적 의견 때문에 소니는 워크맨 출시를 수년 동안 연기했다.
- 하지만 제품이 출시되자 많은 이가 헤드폰을 사용했고, 나중에는 공공장소에서 헤드폰을 끼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일상이 되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자신의 일부가 된다는 개념을 책에서 처음 소개했을 때, 저자는 자아가 정체성과 의식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적어도 지금은) 자신의 일부가 되면 정체성에는 포함되나 의식의 일부는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머지 않아 이 개념을 바꾸게 될 것이다. 사물에 대한 사랑의 깊이는 자기 통합의 수준과 관련되어 있기에 우리는 이 같은 장치들에 대해 매우 강한 감정적 연결을 느낄 것이다.
의인화와 대화 생성기
심리학자 리처드 패서먼의 연구에 따르면 애착 담요와 테디베어는 어린이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아이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엄마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 또한 발견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사물에 대한 사랑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인간을 더 사랑한다.
현재 사물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사물이 인간과 비슷한 특성을 가져 의인화적 사고를 촉진할 때 사람에 대한 사랑과 가장 가까워진다.
- 의인화 기술 수준이 다소 미약한 오늘날에도 장기 요양 시절에 있는 노인들에게 로봇개를 제공했을 때 진짜 개와 비슷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다만 이 효과는 단기에 그칠 수 있다.)
- 군인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하는데 사용되는 엘리라는 이름의 가상 면접관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응답자의 대답을 분석하기 보다는 표정, 미세 표정, 목소리 톤처럼 응답자의 태도와 대답 방식에 집중한다. 엘리의 PTSD 진단 능력을 검토한 연구에 따르면 엘리는 인간 심리학자 못지않은, 어떤 경우에는 인간보다 나은 진단 능력을 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인간 심리학자와 대화할 때보다 엘리와 대화할 때 더 솔직하게 털어놓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감정적인 보상을 돌려받을 수 있는 사물을 창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상이 무엇을 말할지 결정하는 소프트웨어인 '대화 생성기'다. 사물이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똑똑하고 통찰력 있는 말까지 할 수 있다면 '사람-사물' 관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
- 말하는 바비 인형인 '헬로 바비'는 아이들의 말은 인식할 수 있다.
- 기억력도 갖추고 있다.
- 공감하는 대화도 나눌 수도 있다.
- 아이가 수줍음이 많다고 털어놓으면 헬로 바비는 "수줍음이 많은 건 전혀 창피한 일이 아니야, 게닥 너는 나랑 금방 친구가 됐잖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기계의 대화 능력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대인관계 또한 기계가 더 쉽게 모방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와 사용자가 친구가 되고 고객이 도요타를 친구로 여길 수 있길 바랍니다. 나는 우리가 소셜 네트워크에서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자동차와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 CEO)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언제나 더 깊고 풍성한 보상을 선사할 것이라며 미래의 사람-사물 관계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는 말도 있다. 저자도 그에 동의하지만 사람들과의 의미있는 관계가 늘 쉬운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관계란 항상 주고받음이 수반되며, 심지어 아주 좋은 관계일 때에도 그렇다. 친구들이 내 지루한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란다면 당신도 친구들의 지루한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그러나 의인화된 기계는 언제나,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해 줄 것이다. 기계와의 관계에서 사람이 완전히 이기적으로 굴어도 되는 능력은 안타깝게도 의인화된 기계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도 로봇 동반자에게 바라는 것과 같은 것을 바라기 시작하면 인간 관계를 망칠 수 있다.
사람 연결기와 합의적 텔레파시
'사람-사물-사람' 관계의 중심에 있는 '사람 연결기' 또한 새로운 기술을 통해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로 뇌를 로봇 팔에 연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뇌와 직접 연결할 수 있다면?
- 의사 미겔 니코렐리스와 동료들은 각각 미국과 브라질에서 쥐 한마리를 두 개의 용기가 있는 우리에 넣었다.
- 한 용기에는 간식이 있고 다른 용기는 비어 있었다.
- 쥐는 간식이 있는 용기를 먼저 연다면 간식을 먹을 수 있지만 잘못된 용기를 선택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 각 용기 앞에는 작은 불빛이 설치되어 있었다.
- 브라질에 있는 쥐의 경우 연구진은 간식이 담긴 용기 앞에 불을 켜 두었고, 브라질 쥐가 간식이 항상 불이 켜진 용기가 있다는 사실을 배우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미국의 쥐는 두 용기 불빛이 모두 켜져 있어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었지만, 브라질에서 간식이 왼쪽 용기에 들어있다면 미국에서도 왼쪽 용기에 들어 있었다.
- 두 쥐는 모두 뇌에 신경 임플란트가 삽입되었고, 임플란트는 브라질 쥐의 뇌 활동을 기록하여 미국 쥐에게 전송했다. 미국 쥐의 임플란트는 해당 뇌 영역에 자극을 주었다.
- 처음에 미국 쥐는 50%확률로 간식이 담긴 용기를 선택했지만 점차 브라질 쥐가 보내는 뇌 신호를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간식이 든 용기를 선택하는 빈도가 증가했다.
- 실험을 변경하여 미국쥐가 올바른 용기를 선택하면 브라질 쥐가 추가로 간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 브라질 쥐는 미국 쥐의 존재를 몰랐지만 쥐의 뇌는 특정한 일을 하면 간식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 브라질 쥐는 특정한 일을 하면 간식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브라질 쥐는 연습을 통해 그 특정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더욱 자주 행동하게 되었다.
- 미국 쥐에게 명확한 신호가 되었고, 따라서 미국 쥐는 더욱 정확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뇌와 뇌 사이의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얼마나 걸릴까? 일론 머스크는 그의 회사인 뉴럴링크(Neuralink)를 통해 뇌와 뇌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있고, 뇌는 이를 음성이나 타자 같은 데이터 전송률이 엄청나게 낮은 방식으로 압축해야 합니다. 언어라는게 그런 거죠. 뇌는 생각과 개념을 전달하는 압축 알고리즘을 실행하고 있는 겁니다. 만일 두 개의 두뇌 인터페이스가 있다면 생각을 압축할 필요 없이 다른 사람과 곧바로 생각을 소통할 수 있겠죠. - 일론 머스크
뇌와 뇌를 직접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는 혁신적이지만 인간의 경험에 있어 완전히 생소한 것은 아니다. 가스 플레처와 다른 심리학자들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마음 읽기를 연구한다. 이는 친밀한 관계에 있을 때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을 직관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의 상승을 가리킨다. 친한 친구나 연인의 뇌파는 서로 동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끝맺음
사랑은 인간 존재의 문제에 대한 분별 있고 만족스로운 유일한 대답 - 에리히 프롬
사랑하는 물건들로 주변을 채우고 사랑하는 활동에 시간을 할애할 때, 이러한 사랑의 대상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부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또한 우리 자신의 일부이기도 하다. 사물에 대한 사랑을 이해하게 되면 우리 자신과 나머지 세계 사이의 경계가 때때로 보이는 것보다 더 모호하고 유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장에서 말했듯이 사랑은 아주 오래전 동물들의 자기애로 시작되었다. 이후 가족 구성원, 친구, 모든 종류의 것으로 확장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 덕분에 우리는 사회적 관계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측면에 사랑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조금 더 이해함으로써 더욱 행복하고 주변 사람 및 세상과 긴밀하게 연결된 삶을 영위할 수 있길 바란다.
